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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 차질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부담 가중"
삼성전자 등 현지 진출 기업들, 당국 백신 구매 요구에 '고민'
기업·한인사회 "정부가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줘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백신 구매 등 당국의 각종 방역 비용 부담 요구에 곤혹스러워하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1일 현지 언론 및 소식통에 따르면 북부 빈푹성은 최근 이 지역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 비용을 전액 부담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빈푹성은 다수의 한국기업 공장들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사무소는 빈푹성 관계자들과 만나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전하면서 비용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은 지난 11일 현지인 직원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이들 직원이 소속된 생산시설에 근무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밤새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제반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중략)
최근에는 베트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제히 기업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사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기업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딘 띠엔 중 하노이 당서기는 지난 28일 집단 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600만 회분의 백신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기업들이 구매 비용을 부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트남 중앙정부도 최근 민간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백신 구매 펀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주 총 1억5천만 회분의 백신을 마련하기 위해 11억달러(1조 2천317억원) 규모의 재원을 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서 생산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당국의 지침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백신 구매비 지원 등 일련의 요구 사항을 놓고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한 중소기업 법인장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한 것은 정부의 방역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현지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세금도 내는 기업들이 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략)
반면 교민사회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과는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베트남 정부의 요구가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당국의 방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코참)는 지난 27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금 2억동(968만원)을 조국전선위원회 하노이지부에 기부했다.
하노이한인회 윤상호 회장은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를 질병이 아닌 '적'(enemy)으로 간주하다"면서 "현재 보다 상황이 악화하면 감염이 발생한 지역은 무조건 봉쇄되고 확진자는 치료도 받지 못한채 방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상황을 막고 향후 발생할지도 모를 한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에 협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정부에 현지 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방역 관련 지침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박노완 대사도 최근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와 기업들 사이에서는 한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1/0012425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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