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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완료 '그알' 아버지 폭행-어머니 살해, 세자매와 가스라이팅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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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진성 조회 316회 작성일 21-06-07 23:2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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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민지 기자]
가스라이팅 범죄가 충격을 안겼다.
4월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안양 세자매의 친모 폭행 사망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나이가 들수록 우애가 더욱 깊어졌다는 세 자매. 세상 둘도 없이 착한 세 자매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건 충격적인 사건 때문이었다.
지난해 7월, 안양 동안구 한 카페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박씨가 쓰러진 채 119에 실려 갔다. 신고한 사람은 카페 사장이었다. 사망 의심사고라는 연락을 받고 구급대원과 함께 출동한 경찰은 박씨 온 몸과 얼굴에서 발견된 멍자국에 놀랐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잔인한 폭행의 흔적이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선고를 받았고 부검결과 사인은 둔력에 의한 내부출혈이었다. 여러명에게 무차별적으로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얼굴에 남은 폭행의 흔적이 놀라웠다. 치아에서는 농양과 점막 출혈이 발견됐고 두피 전체가 섬유화 돼있었다. 양쪽 귀는 레슬링 선수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폭행이 처음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사망 당시 69세였던 박씨는 누구에게, 왜 이렇게 잔인한 폭행을 당한 것이었을까.
경찰이 지목한 범인은 119에 구조 요청을 한 카페 여사장 김씨. 피해자의 큰 딸이었다. 게다가 공범은 김씨의 동생들, 즉 피해자의 세 딸이었다. 자매 중 한명의 우발적 폭행이 아니라 세 딸이 어머니를 죽음에 이를 정도로 장기간 폭행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카페를 운영하며 재무적으로 힘들었고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것이 경찰 조사 결과 나온 폭행의 이유였다.
카페 이용자, 인근 주민들은 세 자매가 자매사이인줄 몰랐다고 했다. 어머니 박씨에 대해 아파트 관리인은 "주눅든 사람마냥 그랬다. 어머니인 줄 몰랐다.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대했다"고 밝혔다.
사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박씨의 모습이 어딘가 위태로워보였다고 한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모녀 사이 갈등이 심해진 것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일을 도와준 어머니가 조리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게 됐고 사망 사건 당일엔 음식에 어머니가 고의로 소금을 넣어 폭행했다고 밝혔다. 큰 딸 뿐 아니라 둘째와 셋째까지 CCTV 사각지대를 확인 후 어머니를 무려 3시간 동안 폭행했다.
사건의 이면이 공개된 건 세 자매가 검찰에 송치된 후다. 세 자매 중 누구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던 존속 폭행의 진짜 이유는 세 자매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의문의 여인이 가지고 있었다. 카페 상가 소유주이자 사망한 어머니와 30년 지기였다는 진모씨다.
세자매 카페에는 단골 손님도 아닌데 거의 매일 드나드는 의문의 여자가 있었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카페 사장 행세를 했던 진씨는 해당 상가 소유주의 아내였다. 상가 소유주의 아내로만 알려져있던 진씨가 무속인으로 알려진 것은 그녀가 세 자매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때문이다. 세 자매가 진씨와 수개월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재벌가와 연결된 기를 통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다는 진씨가 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한 아이를 돌보는 것이었다. 40대 초반 나이에 아무도 결혼을 하지 않았던 세 자매가 카페에서 매일 봐주고 주말에 같이 놀러다니며 조카라고 소개했다는 남자 아이. 인근 학원가에서는 조카라는 아이를 극진하게 돌보는 세자매의 모습이 특별하게 보였다고 한다. 한 학원 원장은 "너무 과잉이었다. 회장님 손주를 대접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고 카페 손님들도 "셋이 되게 정성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페와 진씨의 집을 오가며 집안일을 한 사람은 피해자 박씨였다. 알고보니 아이들은 진씨의 손자였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진씨가 세 자매에게 어머니를 폭행하도록 지시한 이유 중 하나가 손자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통령까지 들먹이며 구체적으로 폭행을 사주한 진씨에게 큰딸은 "대가리를 깨서라도 잡을게요"라고 답했다. 사망 사건 당일에도 세자매는 진씨와 문자를 주고받은 직후 어머니를 폭행했다. 진씨는 "엄청 잡아놓아라. 기를 방종하게 하면 안돼. 잡아서 묶어라", "거짓말, 눈속임, 변명, 교활 모두 지금 수치가 넘고 있다" 등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메시지에 의미심장한 단어가 등장했다. 진씨는 "이분은 절망적인 생각 안 해. 엄마 때문에 분노하셔도 네가 너무도 잘하고 있기 때문이야", "엄마가 기를 야금야금 흔들어대 요런 일들이 생긴다 하시니 절대 동요하지 말고" 등 메시지를 남겼다. 세 자매가 재벌가와 결혼할 수 있으나 기를 흔들어대는 어머니 때문에 '이분'이 진노하셨다는 내용이었다.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진씨는 무속인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1심 재판에서 첫째 딸은 10년형, 둘째와 셋째딸은 7년형을 선고 받았다. 같은 재판에서 존속 상해교사 혐의로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세 자매는 진씨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주변에서는 세자매 아버지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무렵 한 통의 제보전화가 '그것이 알고싶다'에 걸려왔다. 보도된 적 없는 세 자매의 실명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제보자는 30년 전부터 자매의 아버지와 가까이 알고 있는 지인이라 했다. 제보자는 "이 친구들이 아버지도 그렇게 때리고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진씨가 문방구 하는 분이냐"는 질문도 남겼다.
고민 끝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만난 제보자는 10여년 전 딸들에게 맞아 도망쳐 나왔다는 세 자매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제보자는 "머리도 찢어지고 얼굴도 부었다. 자식들한테 맞았다고 하더라. 머리 터져서 꿰매고 그랬다"고 말했다. 당시 세자매 아버지가 들려준 녹음 파일에는 폭행하며 욕하는 음성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제보자는 "망치로 눈 밑을 내려쳤다고 했다. 녹음을 들려줬다"고 말했다. 더 충격적인건 당시 아버지 김씨 폭행을 주도한 것이 세 자매가 아닌 아내 박씨였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씨가 이혼을 요구했고 가정을 지키고 싶어했던 남편 김씨를 딸들과 함께 폭행했다. 김씨는 이후 개인 택시 운전을 하며 홀로 숨어 살았다고 한다. 당시 30년간 박씨와 가까이 지내며 문방구를 운영했던 여자가 있었다. 그는 바로 세자매에 폭행을 지시한 진씨였다.
애초엔 평범한 가정이었다고 한다. 성실한 남편, 조용한 아내, 부족함 없이 자랐다는 세 자매. 그런데 어머니 박씨는 가부장적인 남편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씨 지인은 "우울함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이 약하니까 이단 종교에 빠졌다. 그래서 형부한테 구박도 들었을거다"고 회상했다. 박씨는 남편의 반대로 종교활동은 중단했지만 문구점을 하던 진씨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남편 김씨 지인은 "얌전했던 사람이 문구점 여자랑 같이 다니면서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아버지 폭력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머니를 오랫동안 원망해왔다고 진술했던 세 자매. 그러나 김씨 지인은 "당시 눈 돌아가서 싸울 때 바닥까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폭력 이들야기는 없었다", "엄마 지키려고 그 난리를 치고 쫓아냈으면 잘 살아야지. 자기들끼리 엄마를 때려죽이는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또다른 제보자는 그들 부부의 이별 이유가 남편의 폭력이 아니라 무속인 때문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부부관계에 불화가 있었던 당시 세자매는 어머니 박씨와 각별했다고 한다. 아버지 김씨는 딸들을 전과자로 만들고 싶지 않아 법무사를 찾아 상담을 받고도 고소는 하지 못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김씨를 전혀 돌보지 않은 세 자매와 박씨는 김씨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재산 상속을 받고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씨 지인들은 아버지 유산을 물려받은 세 자매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리 없다고 했다. 아버지 소유였던 아파트는 2019년 큰 딸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세 자매가 구속된 직후인 2020년 11월 소유자가 달라졌다. 변호사와 함께 세 자매 집을 팔러 온 대리인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던 진씨였다.
세 자매가 운영하던 카페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보니 카페를 운영한지 1년만인 상가의 소유주는 진씨 남편에서 첫째딸에게 넘어갔다. 아버지 김씨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한 시기와 일치한다. 진씨 부부는 아파트 상가 2층 5개 상가 전부를 4억원에 매입했다. 대부분 세입자가 없는 공실이고 시세가 오르지도 않았다. 세 자매는 이를 8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큰 딸이 매입할 당시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 그리고 매입하려는 상가를 담보로 또 대출을 받았다. 대출을 10억원을 받았다. 현금 하나 없이 대출 받아 이걸 무리해서 사야할 이유가 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진씨 부분은 투자 가치가 없는 상가를 처분하고 2배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변호사는 "이론상으로 사기죄나 공갈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자매들이 진씨 부부의 가해 사실, 범죄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자매는 부모를 등지고 재산을 다 잃고도 진씨만을 믿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회장님'의 존재가 떠올랐다. 세 자매는 진씨를 수행비서처럼 모셨고 이들이 함께 있을 때 '회장님'에게 전화가 오곤 했다는 것. 세 자매가 돌보던 진씨의 손주도 이상했다고 한다. 이들을 알고 있는 관계자는 "친손자 아니다. 진씨도 손자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다. 다른 어디 기업 회장님 아이라고 들었다. 애 엄마는 미국으로 갔고 그래서 아이를 진씨가 봐주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씨가 세자매가 보낸 메시지 속 '이분'과 출산의 비밀 얼굴 없는 회장님. 세자매를 조종해 친어머니를 잔인하게 폭행하도록 사주한 진씨의 비밀은 무엇일까.
민속학 박사는 "무속인은 '이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림굿을 받는 무속인이라면 자신에게 온 신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고 호명,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종교학 박사는 "물리적 충격을 주는 방식의 의례를 직접 하는건 무당이다. 누군가를 시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탁지일 교수는 "'이분'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영해 만들어놓은 그림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분'의 생각은 진씨의 지시고 생각이었던 것을 보인다. 전형적인 사이비종교 교주들의 수법이다"고 분석했다.
권일용 교수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이다. 일가족을 통제하고 조종해서 가정을 파괴해버릴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자존감을 찾는 이상심리 범죄의 전형적인 특징이다"고 지적했다. 존재하지 않는 재벌가 회장님을 내세워 자신의 손자를 돌보게 한 것도 이런 수법이라고 한다. 실체가 없는 진씨의 허황된 말을 믿고 어머니를 숨지게 만든 세 자매는 왜 꼭두각시처럼 진씨의 조종은 당할 것일까.
바리스타로 활발히 사회활동을 했던 셋째 전 직장 동료들은 "너무 정상적이어서 전혀 몰랐다", "종교는 전혀 없을거라 생각했다. 언니가 자기 자신만 믿었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 몇십년간 빠져 살았던 것처럼 나오는게 너무 이상했다"고 말했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결혼하지 않은 두 언니와 보내는 시간이 남들보다 많았다는 것이었다. 지인들은 "세명이 하나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엄마가 진씨를 너무 신뢰하는 모습을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보여주다 보니 딸들 입장에서 진씨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녀 관계는 끈적끈적하다. 게다가 공공의 적이었던 아버지를 물리치며 뭉쳤을텐데 또다른 공공의 적이 필요해진거다. (진씨 입장에선) 딸들에게 분노감을 느끼고 자기에게 의존하게 하기 위해 엄마를 제거하는게 제일 낫다"고 말했다.
권일용 교수는 "금전적 문제로 인한 범행 동기라고는 보기 어렵다. 어머니가 살해되고 가족들이 다 체포돼 형을 산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크게 얻어내는 금전적인 것들은 많지 않다. 궁극적으로 이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기가 지시하고 조종하는 대로 한 가정이 파괴되는 것, 그것을 목표로 하는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윤성 교수는 "세자매는 본인들이 앞으로 의지할 정신적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다. 세 자매는 진씨 존재가 없어지면 공황 상태에 빠진다. 지금까지 아버지를 보냈고, 어머니를 보냈는데 교주 어디갔지? 그러니까 보호를 해야 하는거다. 정신적 조종을 스스로 잘라버린다는 건 너무 두려운거다"고 분석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http://m.news.nate.com/view/20210425n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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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안양 세자매의 친모 폭행 사망 사건에 대해 파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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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목한 범인은 119에 구조 요청을 한 카페 여사장 김씨. 피해자의 큰 딸이었다. 게다가 공범은 김씨의 동생들, 즉 피해자의 세 딸이었다. 자매 중 한명의 우발적 폭행이 아니라 세 딸이 어머니를 죽음에 이를 정도로 장기간 폭행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카페를 운영하며 재무적으로 힘들었고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것이 경찰 조사 결과 나온 폭행의 이유였다.
카페 이용자, 인근 주민들은 세 자매가 자매사이인줄 몰랐다고 했다. 어머니 박씨에 대해 아파트 관리인은 "주눅든 사람마냥 그랬다. 어머니인 줄 몰랐다.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대했다"고 밝혔다.
사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박씨의 모습이 어딘가 위태로워보였다고 한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모녀 사이 갈등이 심해진 것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일을 도와준 어머니가 조리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게 됐고 사망 사건 당일엔 음식에 어머니가 고의로 소금을 넣어 폭행했다고 밝혔다. 큰 딸 뿐 아니라 둘째와 셋째까지 CCTV 사각지대를 확인 후 어머니를 무려 3시간 동안 폭행했다.
사건의 이면이 공개된 건 세 자매가 검찰에 송치된 후다. 세 자매 중 누구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던 존속 폭행의 진짜 이유는 세 자매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의문의 여인이 가지고 있었다. 카페 상가 소유주이자 사망한 어머니와 30년 지기였다는 진모씨다.
세자매 카페에는 단골 손님도 아닌데 거의 매일 드나드는 의문의 여자가 있었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카페 사장 행세를 했던 진씨는 해당 상가 소유주의 아내였다. 상가 소유주의 아내로만 알려져있던 진씨가 무속인으로 알려진 것은 그녀가 세 자매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때문이다. 세 자매가 진씨와 수개월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재벌가와 연결된 기를 통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다는 진씨가 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한 아이를 돌보는 것이었다. 40대 초반 나이에 아무도 결혼을 하지 않았던 세 자매가 카페에서 매일 봐주고 주말에 같이 놀러다니며 조카라고 소개했다는 남자 아이. 인근 학원가에서는 조카라는 아이를 극진하게 돌보는 세자매의 모습이 특별하게 보였다고 한다. 한 학원 원장은 "너무 과잉이었다. 회장님 손주를 대접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고 카페 손님들도 "셋이 되게 정성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카페와 진씨의 집을 오가며 집안일을 한 사람은 피해자 박씨였다. 알고보니 아이들은 진씨의 손자였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진씨가 세 자매에게 어머니를 폭행하도록 지시한 이유 중 하나가 손자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통령까지 들먹이며 구체적으로 폭행을 사주한 진씨에게 큰딸은 "대가리를 깨서라도 잡을게요"라고 답했다. 사망 사건 당일에도 세자매는 진씨와 문자를 주고받은 직후 어머니를 폭행했다. 진씨는 "엄청 잡아놓아라. 기를 방종하게 하면 안돼. 잡아서 묶어라", "거짓말, 눈속임, 변명, 교활 모두 지금 수치가 넘고 있다" 등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메시지에 의미심장한 단어가 등장했다. 진씨는 "이분은 절망적인 생각 안 해. 엄마 때문에 분노하셔도 네가 너무도 잘하고 있기 때문이야", "엄마가 기를 야금야금 흔들어대 요런 일들이 생긴다 하시니 절대 동요하지 말고" 등 메시지를 남겼다. 세 자매가 재벌가와 결혼할 수 있으나 기를 흔들어대는 어머니 때문에 '이분'이 진노하셨다는 내용이었다.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진씨는 무속인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1심 재판에서 첫째 딸은 10년형, 둘째와 셋째딸은 7년형을 선고 받았다. 같은 재판에서 존속 상해교사 혐의로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세 자매는 진씨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주변에서는 세자매 아버지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무렵 한 통의 제보전화가 '그것이 알고싶다'에 걸려왔다. 보도된 적 없는 세 자매의 실명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제보자는 30년 전부터 자매의 아버지와 가까이 알고 있는 지인이라 했다. 제보자는 "이 친구들이 아버지도 그렇게 때리고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진씨가 문방구 하는 분이냐"는 질문도 남겼다.
고민 끝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만난 제보자는 10여년 전 딸들에게 맞아 도망쳐 나왔다는 세 자매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제보자는 "머리도 찢어지고 얼굴도 부었다. 자식들한테 맞았다고 하더라. 머리 터져서 꿰매고 그랬다"고 말했다. 당시 세자매 아버지가 들려준 녹음 파일에는 폭행하며 욕하는 음성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제보자는 "망치로 눈 밑을 내려쳤다고 했다. 녹음을 들려줬다"고 말했다. 더 충격적인건 당시 아버지 김씨 폭행을 주도한 것이 세 자매가 아닌 아내 박씨였다. 지인들에 따르면 박씨가 이혼을 요구했고 가정을 지키고 싶어했던 남편 김씨를 딸들과 함께 폭행했다. 김씨는 이후 개인 택시 운전을 하며 홀로 숨어 살았다고 한다. 당시 30년간 박씨와 가까이 지내며 문방구를 운영했던 여자가 있었다. 그는 바로 세자매에 폭행을 지시한 진씨였다.
애초엔 평범한 가정이었다고 한다. 성실한 남편, 조용한 아내, 부족함 없이 자랐다는 세 자매. 그런데 어머니 박씨는 가부장적인 남편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씨 지인은 "우울함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이 약하니까 이단 종교에 빠졌다. 그래서 형부한테 구박도 들었을거다"고 회상했다. 박씨는 남편의 반대로 종교활동은 중단했지만 문구점을 하던 진씨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남편 김씨 지인은 "얌전했던 사람이 문구점 여자랑 같이 다니면서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아버지 폭력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머니를 오랫동안 원망해왔다고 진술했던 세 자매. 그러나 김씨 지인은 "당시 눈 돌아가서 싸울 때 바닥까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폭력 이들야기는 없었다", "엄마 지키려고 그 난리를 치고 쫓아냈으면 잘 살아야지. 자기들끼리 엄마를 때려죽이는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또다른 제보자는 그들 부부의 이별 이유가 남편의 폭력이 아니라 무속인 때문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부부관계에 불화가 있었던 당시 세자매는 어머니 박씨와 각별했다고 한다. 아버지 김씨는 딸들을 전과자로 만들고 싶지 않아 법무사를 찾아 상담을 받고도 고소는 하지 못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김씨를 전혀 돌보지 않은 세 자매와 박씨는 김씨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재산 상속을 받고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씨 지인들은 아버지 유산을 물려받은 세 자매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리 없다고 했다. 아버지 소유였던 아파트는 2019년 큰 딸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세 자매가 구속된 직후인 2020년 11월 소유자가 달라졌다. 변호사와 함께 세 자매 집을 팔러 온 대리인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던 진씨였다.
세 자매가 운영하던 카페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보니 카페를 운영한지 1년만인 상가의 소유주는 진씨 남편에서 첫째딸에게 넘어갔다. 아버지 김씨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한 시기와 일치한다. 진씨 부부는 아파트 상가 2층 5개 상가 전부를 4억원에 매입했다. 대부분 세입자가 없는 공실이고 시세가 오르지도 않았다. 세 자매는 이를 8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큰 딸이 매입할 당시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 그리고 매입하려는 상가를 담보로 또 대출을 받았다. 대출을 10억원을 받았다. 현금 하나 없이 대출 받아 이걸 무리해서 사야할 이유가 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진씨 부분은 투자 가치가 없는 상가를 처분하고 2배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변호사는 "이론상으로 사기죄나 공갈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자매들이 진씨 부부의 가해 사실, 범죄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 자매는 부모를 등지고 재산을 다 잃고도 진씨만을 믿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회장님'의 존재가 떠올랐다. 세 자매는 진씨를 수행비서처럼 모셨고 이들이 함께 있을 때 '회장님'에게 전화가 오곤 했다는 것. 세 자매가 돌보던 진씨의 손주도 이상했다고 한다. 이들을 알고 있는 관계자는 "친손자 아니다. 진씨도 손자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다. 다른 어디 기업 회장님 아이라고 들었다. 애 엄마는 미국으로 갔고 그래서 아이를 진씨가 봐주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씨가 세자매가 보낸 메시지 속 '이분'과 출산의 비밀 얼굴 없는 회장님. 세자매를 조종해 친어머니를 잔인하게 폭행하도록 사주한 진씨의 비밀은 무엇일까.
민속학 박사는 "무속인은 '이분'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림굿을 받는 무속인이라면 자신에게 온 신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고 호명,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종교학 박사는 "물리적 충격을 주는 방식의 의례를 직접 하는건 무당이다. 누군가를 시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탁지일 교수는 "'이분'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영해 만들어놓은 그림자라는 생각이 든다. '이분'의 생각은 진씨의 지시고 생각이었던 것을 보인다. 전형적인 사이비종교 교주들의 수법이다"고 분석했다.
권일용 교수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이다. 일가족을 통제하고 조종해서 가정을 파괴해버릴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자존감을 찾는 이상심리 범죄의 전형적인 특징이다"고 지적했다. 존재하지 않는 재벌가 회장님을 내세워 자신의 손자를 돌보게 한 것도 이런 수법이라고 한다. 실체가 없는 진씨의 허황된 말을 믿고 어머니를 숨지게 만든 세 자매는 왜 꼭두각시처럼 진씨의 조종은 당할 것일까.
바리스타로 활발히 사회활동을 했던 셋째 전 직장 동료들은 "너무 정상적이어서 전혀 몰랐다", "종교는 전혀 없을거라 생각했다. 언니가 자기 자신만 믿었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 몇십년간 빠져 살았던 것처럼 나오는게 너무 이상했다"고 말했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결혼하지 않은 두 언니와 보내는 시간이 남들보다 많았다는 것이었다. 지인들은 "세명이 하나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엄마가 진씨를 너무 신뢰하는 모습을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보여주다 보니 딸들 입장에서 진씨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녀 관계는 끈적끈적하다. 게다가 공공의 적이었던 아버지를 물리치며 뭉쳤을텐데 또다른 공공의 적이 필요해진거다. (진씨 입장에선) 딸들에게 분노감을 느끼고 자기에게 의존하게 하기 위해 엄마를 제거하는게 제일 낫다"고 말했다.
권일용 교수는 "금전적 문제로 인한 범행 동기라고는 보기 어렵다. 어머니가 살해되고 가족들이 다 체포돼 형을 산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크게 얻어내는 금전적인 것들은 많지 않다. 궁극적으로 이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기가 지시하고 조종하는 대로 한 가정이 파괴되는 것, 그것을 목표로 하는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윤성 교수는 "세자매는 본인들이 앞으로 의지할 정신적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다. 세 자매는 진씨 존재가 없어지면 공황 상태에 빠진다. 지금까지 아버지를 보냈고, 어머니를 보냈는데 교주 어디갔지? 그러니까 보호를 해야 하는거다. 정신적 조종을 스스로 잘라버린다는 건 너무 두려운거다"고 분석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http://m.news.nate.com/view/20210425n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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